도깨비를 물리친 농부

 

옛날에 마음씨 고운 농부 부부가 오순도순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요.

농부가 문풍지를 뚫고 내다보니, 와글와글 시끌시끌 예닐곱 명의 도깨비가 놀고 았었어요.

농부 부부는 무서워서 덜덜 떨었답니다.

그 때 문고리가 덜렁하더니

대장으로 보이는 도깨비가

방문을 벌컥 열었어요.

도깨비도 놀라고 농부 부부도 놀라, 서로 빤히 쳐다보았어요.

정신을 차린 농부가 도깨비에게 호통을 쳤어요.

g남의 안방까지 들어오다니, 무슨 짓이냐! h

그러자 도깨비도 버럭 화를 냈어요.

g무슨 소리! 여긴 원래 우리 집이야h

도깨비와 농부는 서로 자기 집이라고 우겼어요.

입씨름을 하던 농부와 도깨비는 내기를 하기로 하였어요.

g그래, 수수께끼로 결정하자h

서로 문제를 내어서 알아맞히는 쪽이 집을 차지하기로 했어요.

먼저 도깨비가 문제를 내려고 이리저리 고개를 갸우뚱거렸어요.

g옳지! 농부야, 이 문제 좀 풀어 봐라.

동해 바닷물을 바가지로 퍼내면 몇 바가지지? g

농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방 안을 왔다 갔다 했어요.

과연 해답을 찾았을까요?

물론 농부는 해답을 찾았어요.

g동해 바닷물이 다 담기는 바가지로는 한 바가지, 반이 담기는 바가지로는 두 바가지h

농부의 꾀에 도깨비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두 눈만 끔벅끔벅거렸답니다.

이제는 농부가 문제를 내었어요.

농부는 문고리를 붙잡고 문지방을 밟고 서서 물었어요.

g내가 마당으로 나갈 것 같소, 방으로 들어갈 것 같소?g

도깨비가 과연 맞혔을까요?

물론 못 맞혔어요.

농부의 마음을 어찌 알 수 있겠어요?